
감기에 걸리거나 목이 부었을 때, 병원에 가지 않고 집에 남아 있는 항생제를 먹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항생제는 ‘아플 때 먹는 약’이 아니라, 세균 감염일 때만 사용하는 특수한 약물이다. 바이러스성 감기나 몸살에는 효과도 없을 뿐 아니라, 잘못 복용할 경우 항생제 내성, 장 건강 악화, 간·신장 손상 등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글에서는 항생제를 무분별하게 복용했을 때 우리 몸에서 벌어지는 문제점들을 실제 사례와 의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구체적으로 정리한다.
1. 항생제는 세균 감염 치료제지, 감기약이 아니다
항생제는 ‘항(抗)생물질’이라는 이름 그대로, 세균을 죽이거나 증식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반면 감기, 독감, 코로나, 대부분의 인후통 등은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으로 항생제로는 치료되지 않는다.
항생제 오남용 사례:
• 감기 걸리면 습관적으로 항생제를 찾음
• 주변 지인이나 가족이 남긴 항생제를 임의 복용
• 열이 떨어졌다고 중간에 복용을 멈춤
결과:
• 감기 증상에는 효과 없음
• 오히려 장내 유익균만 죽이고 면역력 약화
• 내성균 발생 위험 증가
2. 항생제 내성 – 잘못된 복용이 낳는 전 세계적 위기
세계보건기구(WHO)는 ‘항생제 내성균’ 문제를 코로나19보다 더 심각한 보건 위기로 경고한다. 항생제를 자주, 또는 불완전하게 복용하면 세균이 이를 견디도록 진화해 결국 어떤 항생제도 듣지 않는 ‘슈퍼박테리아’로 바뀌게 된다.
항생제 내성의 결과:
• 기존의 감염이 더 심각해지고 치료 기간이 길어짐
• 일반 수술 후 감염 위험 증가
• 기존 항생제들이 모두 듣지 않는 상황 발생
• 새로운 항생제 개발 비용과 시간 증가 → 치료 공백
사례:
• 단순 방광염이 항생제 듣지 않아 입원 치료
• 피부염으로 항생제 복용 반복하다 ‘내성균 감염’ 판정
3. 장내 유익균 파괴 – 면역력 약화, 설사, 비만 위험 증가
항생제는 우리 몸의 유해균뿐 아니라 유익균까지 무차별적으로 죽인다. 특히 대장 속 수십 조의 유익균이 사라지면 면역 체계는 약해지고, 소화기능도 망가진다.
항생제 복용 후 나타날 수 있는 변화:
• 복통, 설사, 변비, 복부 팽만
• 면역력 저하 → 감염병 반복
• 비만과 당뇨 위험 증가
• 알레르기 및 아토피 질환 악화
복원 방법:
• 항생제 복용 후 2~4주간 프로바이오틱스 섭취
• 고섬유질 식단, 발효식품(된장, 요거트 등) 보충
• 과도한 항생제 사용 시 장내 세균군 복원까지 수개월 필요
4. 간·신장에 부담 – 해독 기관에 직접적인 손상 가능
항생제는 간에서 대사되고, 신장을 통해 배출된다. 따라서 무리한 복용은 간 기능 수치 상승, 신장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간염 병력이 있는 사람이나 노인, 만성질환자는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경고 신호:
• 피부 또는 눈이 노래지는 황달 증상
• 잦은 피로감, 상복부 통증
• 소변 색이 진해지고 거품 많아짐
주의해야 할 항생제:
• 클라리스로마이신, 아목시실린, 레보플록사신 등
• 장기 복용 시 간 수치 주기적 검사 필요
5. 알레르기 반응 및 아나필락시스 위험
항생제는 약물 알레르기 발생률이 높은 편이며, 심할 경우 생명을 위협하는 아나필락시스 쇼크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페니실린계, 세팔로스포린계 항생제에 민감한 사람은 의사 지시 없이 절대 복용해서는 안 된다.
증상:
• 두드러기, 발진, 가려움
• 호흡곤란, 혈압 저하
• 눈·입 주변 붓기
• 생명 위협 → 즉시 응급실 내원
항생제, 꼭 필요한 순간에만 정확히 복용해야 합니다
항생제는 무조건 ‘강한 약’이 아닙니다. 잘못된 사용은 우리 몸을 약하게 만들고, 치료가 불가능한 병을 만드는 씨앗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감기처럼 자연 회복되는 질환에 자가복용하는 것은 오히려 해가 될 뿐입니다.
지금 집에 남아 있는 항생제가 있다면, 그대로 폐기하거나 의사와 상담 후 복용 여부를 결정하세요. 약은 증상보다 진단에 따라 복용되어야 한다는 원칙, 항생제일수록 더욱 엄격하게 지켜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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